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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고객님! 고객님이 작성해주신 미서부 여행기 첫날의 후기를 읽어보니, 미서부에 다시 다녀온 듯한 생생한 기분이 듭니다. 저희 노랑풍선을 통해서 멋지고 낭만적인 여행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고객님의 정성어린 후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래 내용은 고객님께서 직접 다녀오신 여행 상품에 대해 작성하신 후기입니다.
미주여행 첫 날의 여행기
전*용
3월 22일 금요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노랑풍선 담당자들에게 여행안내 자료를 받고, 14:40분 OZ202 편으로 인천을 출발하였다. 11시간 남짓 비행하여, 서울 시간으로 토요일 새벽 1시 40분, 현지 LA 시간으로는 22일 금요일 아침 9시 40분에 LA에 도착했다. 비행기 출발하면서부터 도착지 시간에 따라서 사는 것이 시차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 선배 여행자들의 안내를 따라, 비행하는 동안 내내 오지 않는 잠을 청하며 눈을 감고 있었다. 금요일 오후에 출발해서 금요일 아침에 도착하니, 비행시간 계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렇게 시차로 생긴 하루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사라졌다.
LA 공항에서 여행 가이드 김승주 선생과 만나서 LA 시내 한인 타운으로 이동했다, 가는 길 어디쯤에서, 이 도로가 라라랜드 첫 장면 찍은 바로 그 도로라고 설명했다. 거기가 어디쯤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었지만, 고가도로가 휘어 내려가는 것을 느끼면서, 차량 정체로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차에서 나와서 춤추고 노래하는 라라랜드 첫 장면이 생각났다. 멀리 북쪽 산 중턱에 할리우드(HOLLYWOOD) 사인 글자가 차창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할리우드가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다는 것이 바로 실감이 났다. 코리아타운에 가까이 이르니, 사방에 한글 간판이었다. 뜨락이며 도마칼국수며 함지박이며 해장촌이며 주먹밥이며, 한국의 간판들보다 더 한국스러운 간판들도 보였다.
아리랑 식당(A Ri Rang Tofu House)에 들어갔더니, 한국인 주인이 “어서 오세요.” 하고 한국어로 인사를 한다. 다들 서로 낯선 여행객들끼리 한 자리에 앉는 것이 어색해서 주저주저하며 자리를 잡았다. 갈비탕이었다. 김치에 깍두기에, 미국 현지에서 먹는 한국식 미국 소 갈비탕이라니, 이것도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히스패닉 계로 보이는 직원이 서툰 한국어 발음으로 “좀도(더)? 좀도(더)?” 하고 묻고 다니며, 반찬이 더 필요한지 물었다. 식사를 마치고, LA사랑의교회 맞은편에 있는 삼호관광 사무실로 이동하였다. 삼호관광(Samho Tours) 주차장 담장 너머로, 오래 전에 정태춘이 “LA스케치”라는 노래에서 ‘빗자루나무’라고 노래한, 뾰족하게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 보였다. 이번 여행에서는 저 나무 이름 꼭 알아서 돌아가야지 하고 생각했다. (나중에 김승주 가이드님께 물었더니, 아하 그 나무 이름 알았었는데 하다가, 찾아보고서 알려주겠다고 하더니, 투어 마지막 날 ‘이탈리안 시이프러스 나무’라고 알려주었다.) 거기서 다른 여행객들과 합류하여 로스앤젤레스 시내 투어를 나섰다.
마릴린 먼로를 비롯하여 유명한 연예인들의 손도장이 찍혀 있는 할리우드 대로(Hollywood Boulevard)에 있는 명예의 거리를 비롯하여 아카데미 시상식 때 레드카펫이 깔리는 돌비 극장(Dolby Theatre)이며 시내 극장가들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었다. 한국 영화배우 안성기 씨와 이병헌 씨의 사인도 보았고, 니콜키드만이나 캘리포니아 주지사까지 지낸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사인들을 보았고, 그 위에서 사진들도 찍었다. 무엇이 미국일까 무엇이 미국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여행을 출발했는데, ‘놀이를 문화로 만들고 그것을 명예로 바꾸고 황금으로 바꾸어내는 곳’이 미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놀이 담당자들을 딴따라 정도로 생각하는 한국 문화와 전혀 다른 얼굴을 거기서 보았다. 노래를 한다고 해서 가족들에게 핍박받고 형에게는 매까지 맞았다던, 매 다 맞고 나서 맞을 거 다 맞았으니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하면서 계속 노래를 했다던, 명문가 출신인 내 나이 동갑의 한국 가수도 떠올랐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 나라와 남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나라. 이것이 한국과 미국의 차이의 하나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명예의 거리 별판을 밟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지금이야 싸이나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에 알려져 있으니, 또 한국 영화도 얼마간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으니, 한국도 이제는 많이 달라져 있지만, 사실 나도, 큰 아이 중학생 때인가, 가수 하고 싶다고 해서, 공부하는 것이 더 쉬울 거라고 말한 기억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나도 사람이 몸으로 하는 예술이야말로 최고의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놀이문화의 뒷면에 대한 걱정이 없는 것이 아니어서, 그 당시에 선뜻 아이를 지원하지는 못했다. 물론 지원할 역량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렇게 물었던 기억은 있다. 스스로를 생각할 때 남들 앞에 마이크 잡고 나서는 것이 쉽고 편하고 재미있는지를 물었다. 아이는 그렇지 않다고 했고, 그렇다면 타고난 것은 아닐 수 있으니, 다시 생각해 보라고 했었다. 오래 전 권위주의 시대에, 봄이면 명산 기슭 곳곳에서 술 마시고 노래하던 한국식 행락문화를 단속하던 장면도 떠올랐다. 노래방 말고는 놀 줄도 모르고, 술만 마셔대는 한국 문화, 노는 것을 저속하게 보는 한국 문화, 놀이가 음지로 스며드는 한국 문화, 놀이를 점잖지 못하게 생각하는 한국 문화를 생각하며, 놀이가 명예가 되고 황금이 되는 할리우드 거리 한복판에서, 잘 노는 것이야말로 정말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미국의 얼굴 하나를 보았다. 미국에 와서 얻은 첫 소소한 깨달음이었다.
시내 관광이 끝나고, 멀리 북쪽 산에 할리우드 사인이 보이는 자리에서 사진도 찍고 나서, 유니버설 스튜디오 투어를 나섰다. 이 투어 프로그램은 우리 부부에게는 그리 매력이 없어서 참여하지 않기로 하였다. 사실 할리우드는, 나는 이미 가본 곳이었고, 아내는 그런 유형의 인공물에 대해서는 그리 매력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어서, 선택하지 않기로 한 것이었다. 혹시라도 내가 보았기 때문에 아내가 선택하지 않는가 하여, 스튜디오 안에서 기차가 전복되고 헬리콥터가 떨어지고 홍수가 나고 하는 영화 장면들을 실제로 보는 재미가 괜찮다고, 여러 번 보라고 권했지만, 안 보겠다는 뜻이 확고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앞 광장에서 스튜디오 투어를 하는 사람들은 그 안으로 표를 끊고 들어가고, 선택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밖에 남았다. 그랬더니, 한 부부가 택시를 타고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 구경을 간다 해서, 선뜻 그리로 합류하기로 작정했다.
환갑이 좀 넘은 나보다 좀 젊어 보이는 분들이어서, 속으로 젊은 사람들이 낫구나 하면서 속으로 그분들의 선택을 부러워하면서 그리로 합류한 것이었다. 나중에 친해지고서 알게 되었지만, 남자 분은 이형 님이었고, 나이도 나보다 다섯 살이나 위였다. 그 부인도 거의 50대 중반밖에 안 되어 보였는데, 또한 나보다 한 살 위였다. 나는 사실 그리피스 천문대를 잘 몰랐지만, 이미 잘 알아보고 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분들을 따르기로 한 것이었다. 가이드님 설명으로 그곳이 라라랜드 촬영지라는 것을 알았다. 그 남자분이 가이드에게 택시비는 팁을 얼마나 주면 되느냐, 택시비 얼마쯤 나오겠느냐 하며 세심하게 물었다. 가이드님은 택시비는 40불쯤 나올 거라 하시며, 우버 택시 부를 줄 아느냐고 걱정해 주시며, 라라랜드 촬영 이후로 거기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설명을 해 주고는, 돌아오는 길이 퇴근 시간과 겹치면 좀 막힐 수 있으니, 약간 일찍 돌아오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6시까지는 꼭 돌아오라 하였다. 여행 가이드 김승주 선생은 중국어를 전공했으며 미국에 온 지 15년 되었다 했는데, 여행 내내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내실 있는 안내를 해 주었고, 그분에게서 참 많은 것을 배웠다. 다행히 바로 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 가는 길 택시비는 이형 님 부부가 내기로 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우리 부부가 택시비를 내기로 하였다. 가는 길 택시비는 팁 포함하여 35불 남짓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택시를 내리면서, 그 남자분이 계산을 하였고, 그분은 돌아갈 때를 생각해서 택시 부르는 전화번호까지 물어서 전화 명함카드까지 받아 들고 내렸다.
2800 E Observatory Rd, Los Angeles, CA 90027 미국
그리피스 천문대 공원에서는 LA 시내가 사방으로 다 내려다 보여서, 전망이 일품이었다. 멀리 동북쪽으로는 앤젤레스 국유림(Angeles National Forest) 산악지대까지 다 눈에 들어왔다.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이형 님 부부와 그리피스 공원을 둘러보았다.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이형 님 사진 찍는 솜씨가 남달랐다. 폰카메라 들고 가까이 또 멀리 움직이기도 하고,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움직이면서 배경이 달라지게 하여 사진을 찍어주시는데, 여러모로 퍽 안목이 있는 분인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 부인도 한눈에 보기에도 남다른 점이 있었다. 우선 사진 찍는 자세가 거의 프로처럼 유연하고 다양하고 아름다웠다. 눈썰미와 안목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은 법이다. 사실상 사진 찍을 때 손을 어디에 둘지, 발이나 다리를 어떻게 할지, 눈길을 어디에 둘지, 어떻게 해도 편하지가 않은데, 그 부인은 자세를 어떻게 해도 새롭고 자연스럽고 우아했다. 눈썰미 정도가 아니고, 뭔가 내공이 있는 분인 것 같았다. 나는 아내에게 그냥 저 분 사진 찍는 자세 보고 그대로 따라해 보라고 했고 아내도 따라해 보았지만, 그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진 찍는 자세도 연구하고 공부하고 연습해야 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부끄럽고 쑥스러운 일이 아니다. 미국 여행 와서 얻은 두 번째 소소한 깨달음이었다.
할리우드의 일행에게로 돌아오는 길에 택시를 잡으려 하였지만, 천문대가 있는 산꼭대기까지 올라오는 택시가 별로 없었다. 가끔 우버택시를 불러서 타는 사람들만 보였다. 그러한 차들은 앞 유리에 UBER라고 붙인 것이 보였다. 이형 님이 사람들에게 물어보더니, 1불씩 내고 버스를 타고 아래 시내로 내려가서 택시를 잡자고 하셨다. 택시 호출하면 호출비도 따로 받을 테니, 비용도 좀 아끼자는 것이었다. 얼른 그리 하기로 하고, 버스를 탔다. 내려가는 동안 이형 님이, 할리우드로 가려 하는데, 어디까지 가서 택시를 잡으면 좋은지 버스 기사에게 묻고, 또 나이 지긋하신 히스패닉 계의 할머니 한분에게 길을 물었다. 그 할머니는 비싼데 왜 택시를 잡으려 하느냐 하며, 지하철 타는 곳을 알려주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 할머니 안내에 따라 버스를 내려서 지하철로 내려갔다. 그분은 친절하게도 지하철 표 끊는 일까지 다 도와주셨다. 생각해 보니, 그 할머니와 사진 한 장 못 찍은 것이 아쉽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보통 사람들은 다 정이 넘치고 친절하구나. 세 번째 얻은 소소한 깨달음이었다.
버스: DASH Observatory~Sunset Blvd. & Hillhurst Ave; (정류장 10개, 23분)
지하철: Vermont/Sunset Station (Metro Red Line)~Universal City/ Studio City; (정류장 4개, 11분)
우리는 모르는 길을 더듬더듬 찾아가면서, 굉장히 재미있었다. 이형 님의 영어는 자유로운 수준이었다. 나도 닥치면 물어서 길을 찾았겠지만, 사실 나는 국내에서도 길을 몰라도 남에게 잘 안 묻는 사람이었다. 혼자서 갔더라면 좀 당황했을 길이었다. 그분은 사람들에게 물어서 길을 알아냈다. 버스비와 전철비는 1인당 불과 몇 달러였다. 파이오니아(pioneer, '개척자')들처럼 길도 모르는 시내를 대중교통으로 다닌 것도 무척이나 즐거웠지만, 택시비를 아낀 것도 어란 아이처럼 즐거웠다. 버스와 지하철을 타니, 생각보다 훨씬 일찍 돌아올 수 있었다. 유니버설(Universal City) 역에 도착하여 유니버설 스튜디오 입구로 걸어 올라갔다. 아직 시간이 한참 남아 있었다. 우리는 거기서 사진을 찍고, 선물가게들을 돌아보았다.
여기저기 가게들을 기웃거리며 다니는데, 무엇인가를 먹고 마실 수 있는 음식점들이 눈에 띄었다. 목도 마른 듯 하고, 갈 때의 택시비에 비해서 돌아오는 대중교통비가 너무 쌌던 것도 마음에 걸려서, 내가 뭐든 시원하게 좀 마시자고 제안했다. 네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한 곳으로 들어갔다. 점원과 대화를 하거나 주문을 하는 일은 이형 님이 도맡아 하셨다. 음식이 맛있다 했던가 헤어스타일이 멋있다 했던가, 점원에게 칭찬의 말도 하면서 농담도 주고받았다. 그분은 청년 때 로스앤젤레스에 공부하러 와서 6개월 정도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꽤 오래 외국 건설 현장을 다니며 일을 하셨다고 하였다. 원래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한 법이지만, 나와 아내는 이렇게 만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아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우리 부부는 이 일로 그분들 부부와 친해져서 미서부 여행 내내 함께 어울렸다. 이형 님은 건축쪽 일을 하시는 전문가라고 하였다. 필요한 건물을 기획하고 설계해서, 집주인에게 열쇠를 딱 건네준다고 하였다.
6시 좀 지나서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들어갔다 나오신 분들과 만나서 하루 일정을 마치고, 예약된 J. J. Grand 호텔로 향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투어에 참여하신 분들도 모두들 아주 재미있었다고 하면서 만족스러워 하였다. 미주 여행의 첫 날 투어가 끝났다. 밤에 시내를 나가볼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긴 비행기 여행의 피로와 다음날의 일정을 생각해서 참기로 하고, 호텔에서 그냥 쉬었다. 미주 서부여행 첫 날, 40시간짜리 길고 긴 하루가 이렇게 지나갔다. 라스베가스 그랜드캐년 요셉미티 샌프란시스코 등 미 서부대륙의 멀고먼 행로를 생각하면서, 뉴욕 워싱턴 나이아가라 토론토 오타와 퀘백 보스톤으로 이어지는 동부여행까지 길고긴 여행길을 생각하면서, 우선 시차부터 적응해야지 하면서, 밤낮이 바뀐 미국의 첫 밤을 맞았다.
2019년 4월 9일 새벽 4시,
시차 때문에 새벽 3시에 잠 깨서 여행기를 적다.
2019년 4월 10일 1차 퇴고를 마치다.
후기가 도움이 되었나요?
안녕하세요~고객님! 고객님이 작성해주신 미서부 여행기 첫날의 후기를 읽어보니, 미서부에 다시 다녀온 듯한 생생한 기분이 듭니다. 저희 노랑풍선을 통해서 멋지고 낭만적인 여행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고객님의 정성어린 후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