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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아들의 수능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홀린 듯이 신청한 유럽 여행, 다행히 수시 전형으로 원하던 과에 합격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가까운 나라 짧은 일정은 자유여행으로 많이 다녀봤지만 몇개국으로 옮겨다니면서 일주일이 넘는 여행은 도저히 코스를 짤 엄두가 안나서 패키지여행을 신청했는데 결론적으로 너무너무 잘한 것 같아요.

구정 연휴를 중간에 낀 9일 중에 처음 3일은 장거리 비행 후 바로 파리 여행 시작이라 많이 타이트했지만 여행 첫날이다 보니 긴장 반, 설레임 반으로 힘든 줄도 몰랐던 거 같아요. 서유럽 겨울 날씨가 우기에 스산하다던데 파리와 스위스에서는 간간히 비가 내렸지만 추운 정도는 괜찮았고 이탈리아부터는 날씨요정이 도와줬나 싶게 우기라는게 무색하게 날마다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로 여행이 즐거웠습니다.

특히 최명선 인솔자님이 30년 베테랑답게 너무 서글서글한 이모 같은 포스로 살뜰히 잘 챙겨 주셔서 더더욱 불안감 없이 잘 다녔던 것 같아요. 시간관리 일정 관리 티 나지 않게 완벽하게 잘해주셔서 많이 기다리거나 지루함 없이 여행 내내 최상의 컨디션으로 잘 다녔구요. 저희 느려터진 아들도 뒤에서 몰래몰래 잘 챙겨 주셔서 ^^;; 제 짐도 많이 덜어주셨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ㅎ

그리고 유럽 호텔이 아시아보다 많이 떨어지다 보니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유럽이 비수기라 1-2일 빼곤 생각보다 좋은 컨디션의 호텔들로 배정받았고( 참고로 초반엔 매일 옮겨 다니다가 마지막 로마에서는 3박을 같은 대형호텔에서 묵는데 그 호텔이 좋았어요.) 현지 가이드님도 1세대 해박한 지식의 전문가를 만나서 막강 유머 코드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니 왠 복인가 싶었습니다. 심지어 현지에서 타고 다닌 버스도 최신식이었는데 현지 기사님도 정말 좋으신 분이라 사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제로였어요. 

모든 관광 일정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좋았는데 특히 파리의 짧은 관광 일정을 메워준 센느강 유람선 투어는 정말 강추해요. 1시간 투어동안 파리의 유명한 유적들을 많이볼 수 있더라구요. 그리고 베니스의 레트로 골목분위기와 수상 택시가 압권이었구요. 정말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그 특유의 감성이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리네요..어딜 가도 영화 주인공이 된 느낌.. 그리고 성 베드로 대성당은 그 규모와 웅장함에 온가족이 넋이 나가서..ㅎ 여행기간 동안 1인당 사진을 2천장씩은 찍었나봐요..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단체 식사다 보니 좋은 식당들을 예약하기가 힘들어서 특히 한인식당이 조금 아쉬웠지만 대신 저희는 자유시간마다 틈틈히 카페와 음식점들 투어 하면서 나름 현지식도 많이 먹었습니다. 사진에서 간식 빼고 주식은 모두 여행사에서 제공한 음식들입니다. 한식은 안 찍었어요.ㅎㅎ

참고로 융프라우 고산병 팁을 드리자면 융프라우 정상근처에서 속이 울렁거리고 바닥이 흔들리게 보일때 고산병 약을 먹지 않았더라도 보온병에 따뜻한 차 싸간걸 마시면 금세 좋아지니 호텔에서 아침에 한병쯤 챙겨가시면 좋아요.그리고 수신기 이어폰이 주위 소리도 같이 듣느라 보통 한쪽만 끼다보니 균형이 안맞아 빠지기 쉬운데 투명 테이프로 귀 근처에서 이어폰 줄을 고정하면 좋으니 테이프도 챙겨가시면 좋구요. 목걸이형 핸폰 도난 방지 스트랩도 테이프를 붙이면 뛰어다녀도 분리 안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어요.

그리고 먹는 걸 좋아하는 집이라 저희 경험담을 말씀드리자면 유럽 곳곳에 까루프가 많은데 현지 블루베리가 알도 굵고 저렴해서 오렌지, 토마토,블루치즈, 크래커같은걸 사서 밤에 까나페를 만들어먹었는데 그게 또 좋더라구요..TGV기차역에 간식파는 곳 많으니 사서 기차에서 먹어도 좋고요.베니스 골목에서 만난 3.5유로 짜리 저렴한 핫초코는 인생 1등이었고 쏘렌토 전경이 보이는 절벽 위 트럭에서 파는 1유로짜리 레몬 슬러시는 꼭 드세요. 아래 아말피 해안에서 파는 10유로짜리 레몬 슬러시보다 훨씬 맛있습니다.ㅎ 그리고 트레비 분수 근처에 샌드위치 포키치아 맛집 많으니 자유시간에 얼른 드시는것도 추천요.^^ 

그리고 중간중간 쇼핑 코스도 강요하는 분위기는 전혀 없구요. 필요에 따라 저희는 약국에서 간단한 비타민 사고 생올리브 유 구입해서 지금도 집에서 샐러드 잘 해먹고 있어요.또 마지막 날에 로마에서 아울렛을 들릴 때 대단한 명품 메이커는 없지만(선호하는 브랜드 중엔 버버리 스톤아일랜드 발렌티노 정도 있어요) 저희는 코치 매장과 GAP매장에서 간단한 선물과 후드티 몇 개 싸게 잘 사고 아울렛 내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히 외식도 했네요.

31명 9가족이 무탈하고 행복하게 추억을 쌓도록 도와주신 최명선 인솔자님, 항상 건강하시고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동행하고 싶습니다!

여행 순서와 관계없는 사진 올려봅니다.^^;

아말피 해변에서 선상 투어

피렌체 산티크로체 대성당

피렌체 전경

베니스 수상택시 

베니스 뒷골목에서 발견한 체스판

베니스  산마르코 대성당

스위스 100년 호텔에서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짓는 플라다스의 개 후손

스위스 한인 설렁탕집 앞의 다소곳한 곰(설렁탕 맛남ㅎ)

융프라우 올라가는 곤돌라에서

융프라우 얼음 궁전에 박제된 피아니스트 

스위스 인터라켄 기차역 앞 로컬수퍼

에스까르고 특식, 장조림 느낌 나는 스테이크도 맛있어요.

아말피 해안의 레몬 젤라또

TGV역사안의 머랭 맛집. 딸 아이가 예전에 유럽에서 먹었던 맛을 못 잊어서 기어이 찾아 간 곳.

까루프 익스프레스에서 간단히 장봐서 차린 야식.

티본 스테이크 특식.이탈리아는 오렌지가 항상 후식으로 나오는데 어딜 가도 너무 맛있더라고요.

밀라노 호텔이었나 하여간 호텔 석식

에펠탑 풍경, 밤이 더 멋져요!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실은 박물관에서 그림 좋아하시는 친정엄마 보여드리려고 명화를 정말 많이 찍어서 보내드렸는데 너무 감동하셨어요.^^;

첫날 센느강 야간 유람선은 정말 여행 오길 백만번잘했구나 실감하게 해줬을 정도로 좋았어요

노틀담 대성당

샹제리제 거리의 루이비통 본사. 건너편에 유명한 삐에르 에르메에서 마카롱과 조각케잌도 깨알같이 사먹음.ㅎㅎ

성베드로 대성당 외관과 내부

로마 전차 경기장

포노 로마노 유적

트레비 분수

콜롯세움 경기장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 천지창조는 사진촬영 금지라 못담았어요.

마지막은 나이키 로고의 모티브로 유명한 니케 승리의 여신 조각상!

그리고 사진엔 없지만 로마 벤츠택시 옵션은 꼭 하시구요. 도보로 다니려면 그 시간에 그 많은 유적지 다 못봐요. 사담으로 제가 배정받은 차는 조지클루니와 90프로 싱크로율 보여주는 영화배우 같은 기사님이 나오셔서 이런 누추한 승객을 위해 저런 귀한 기사님이? 라는 심정으로 너무 좋았습니다.ㅎ

폼페이 유적이나 성베드로 성당 내부, 바티칸 박물관,너무 멋진 베니스 운하사진들을 더 추가하고 싶어도 용량문제로 안올라가서 아쉬워요.ㅠㅠ 여행광도 아닌 평범한 주부인 제가 이렇게 감동받은 서유럽투어, 열심히 일한 당신 기꺼이 떠나세요~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