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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과 행복이 가득했던 7박 9일, 아빠 없는 아빠 칠순 기념 여행 – 엄마와 딸의 스페인·포르투갈 데이트 w/김문정 가이드님.
이*희 님 2025.06.23 조회 108아래 내용은 고객님께서 직접 다녀오신 여행 상품에 대해 작성하신 후기입니다.
*엄청난 만족감으로 글에 진심을 담아보았습니다.
[1일차] 첫만남
오랜만의 장시간 비행 끝에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했을 때,
현지 시각은 오후 7시 30분이었지만 아침 햇살처럼 밝은 채광에 놀랐다.
밝은 햇살 때문인지, 긴 비행으로 지친 탓인지
가이드님 근처에 모인 사람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찌푸림이 역력했다.
하지만 가이드님이 가볍게 분위기를 풀어주시고,
숙소까지 편하게 리딩해주신 덕분에 스페인의 첫인상은 꽤나 좋았다.
[2일차]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 몬세라트 베네딕트 수도원
효율적인 일정을 위해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와 올림픽경기장 거리, 몬주익 언덕을 먼저 둘러보고
이후 몬세라트 산 정상에 자리한 베네딕트 수도원을 방문했다.
람블라스 거리 옆 항구는 ‘유럽의 여유’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평화로웠고,
몬주익 언덕에서 설명을 들을 때 가이드님이
“요즘 친구들은 황영조를 모른다”고 하셔서 웃으며 넘겼는데
정말로 우리 일행 중 29살인 친구가 황영조를 모르고 있었다!
시간의 간극이 이렇게도 느껴질 수 있구나 싶어 순간 멍해졌다.
가이드님의 일정 조율 덕분에 여유 시간이 생겨,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순례자의 길을 직접 걸어볼 수 있었다.
평소 걷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이 길은 정말 안 걸었다면 후회했을 순간 1순위.
길 끝에서 마주한 장관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혹시 시간과 체력이 허락된다면, 꼭 걸어보시길 추천.
걸어서 그런지, 아니면 아직 비행 피로가 남아서였는지
이날 밤은 시차도 완벽히 적응되고, 깊은 단잠에 빠졌다.
[3일차]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 & 연장 투어
새로운 도시, 그라나다에 있는 알함브라 궁전은 일정표에 “스페인의 독특한 아랍풍 도시, 그라나다의 상징이자 이슬람 문화의 최고 걸작인 붉은 성” 정도로만 소개되어 있어서 사실 큰 기대 없이 찾게 된 곳이었다.
그런데 궁전 그 자체보다 더 인상 깊었던 곳은, 오히려 그 위쪽에 자리한 헤네랄리페 정원이었다.
마치 시간의 결을 따라 걷는 듯한 고요한 아름다움을 지닌 이곳은,
단순한 정원이 아니라 자연과 건축, 물과 빛이 어우러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졌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물소리였다.
사막의 건조한 공기 속에서 흐르는 물은 생명력을 선사하듯 맑게 울렸고,
이는 ‘낙원’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했다.
물소리와 함께 피어오르는 꽃향기, 가지런히 정돈된 나무들은 시각·후각·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며,
이곳이 단지 아름다운 정원을 넘어선 ‘감각의 정원’임을 느끼게 했다.
그날은 햇살이 유난히 뜨거웠는데, 빛에 따라 달라지는 정원의 표정이 매 순간 새롭게 다가왔다.
그저 이곳을 천천히 거니는 것만으로도 내면의 평화가 찾아오는 듯한 경험이었다.
이곳을 방문하시는 날에는 화이트 계열 혹은 쨍한 컬러감의 룩을 추천 :)
햇빛과 어우러져 정말 예쁘게 담긴다.
이어서 진행된 그라나다 연장 투어에서는 ‘천 개의 골목’이라 불리는 오래된 거리들을 걸었다.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골목들은 이슬람 통치 시절부터 이어져온 중세 도시 구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흰 벽의 집들과 자갈 깔린 길, 시야를 가리는 높은 담장은
고요하게 시간을 품고 있었다.
걷다 보면 마치 책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챕터가 바뀌듯 골목마다 분위기가 달랐고, 그 안에는 현지인의 삶과 역사,
그리고 플라멩코의 정서까지 고스란히 스며 있었다.
이 ‘천 개의 골목’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살아 있는 문화의 통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그 길의 끝에서 우리는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를
감상하게 되어 하루의 마무리로 인상 깊은 경험을 했다.
[4일차] 그라나다-론다의 누에보 다리 / 세비야-세비야 대성당, 스페인 광장,공원,황금의 탑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곳, 헤밍웨이가 사랑한 도시, 론다의 누에보 다리였다.
론다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잇는 다리로 깊은 협곡 위에 세워져 있으며,
보기만해도 아찔한 높이와 담대한 분위기의 아치형 구조로 보자마자 감탄을 자아냈다.
그리고 더욱이 이 곳이 좋았던 이유는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경관을 감상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나에게는 일주일 정도 이 곳의 여유를 충분히 느끼며 지내보고 싶었던 도시였다.
이 곳에서 점심까지 시간을 보내고 스페인 광장으로 이동했다.
스페인 광장 역시 결을 잇듯 한눈에 담을 수 없는 광활한 반원 건물, 눈이 닿는 모든 곳에 새겨진 타일 조각,
슾인 58개 지방의 역사가 담긴 벤치 등 스페인 다운 분위기로 나를 압도했으며
태양의 나라라는 명명처럼 유난히 뜨거운 햇살이 내리쬤었는데
이때 마차 투어를 하며 광장 곳곳을 볼 수 있어서 어린 아이처럼 신났었다.
마차 투어를 마치고 내린 곳은 세비야 대성당 앞.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성당임은 다들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역사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과
안에 있는 콜럼버스의 무덤까지—
유럽의 수많은 성당을 보았지만,
세비야 대성당은 단연 가장 ‘거대하고 섬세’했다.
웅장함 속에 숨겨진 아름다움과 세심한 설계에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보는 내내 역사와 신앙, 그리고 감동이 겹겹이 밀려왔다.
그리고 이날 가장 큰 감동!!!!!
바로 처음으로 현지식이 아닌 중식을 저녁으로 먹었다는 것이다...ㅎㅎㅎ
맛있게 저녁을 먹고 한국에서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고민하며 신청했던
옵션 플라맹고 공연을 보았는데, 초반에는 살짝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중반 이후
어느새 몰입해서 공연을 즐기고 있는 나를 보았고 이곳이 아니라면 이 감정을 또 느끼지 못했을 것 같아
이 역시 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
[5일차] 포르투칼 리스본 - 까보다로까 - 파티마 대성당
리스본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건 에그타르트와 툭툭이..!
에그타르트... 정말 꼭 맛보시길 추천
툭툭이는 리스본 구석구석을 편하고 재미있게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전망대도 좋았는데 골목 골목 다녔던 길 자체가 굉장히 힙스러웠다.
옵션에 무언가를 타야하는 것이 있다면 아.묻.따 꼭 타시기를 :)
모든 옵션이 다 기대 이상이었다.
여행 시작전 가장 기대했던 여행지 까보다로까.
그리고 기대 이상의 풍경과 바람을 선물해준 까보다로까 :)ㅋㅋ
장황한 설명보다 이곳은 꼭 가셔서 바람을 경험하시길.
(치마는 입지 마세요-ㅎㅎ)
그래도 아쉬워서 한마디 덧붙이자면
“여기서 땅은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 포르투갈 시인의 말처럼,
까보다로까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품고 있는 자체였다.
약2시간 가량 이동 후 파티마 대성당 도착.
세계 3대 성모 발현 성당이라고 설명을 들었는데
파티마 성당을 다녀온 후 본 영화가 매우 인상 깊었다.
늦은 오후에 패키지원들과 함께 투어를 다녀왔고 숙소와 매우 가까워서
저녁 식사 후 저녁 촛불 미사에 직접 참여해 보았는데
여행 오기 전 힘들었던 순간들, 감사한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
그날 밤 오글거리는 감성 메시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보냈다.
아마도 내가 포르투칼 와인마시고 취한줄 알겠지...
그만큼 따듯하고 평안한 순간을 내게 선물한 성당이었다.
[6일차] 톨레도 구시가지 & 엘그레꼬 명화-산토토메 교회, 톨레도 대성당
톨레도로 향하는 길, 작은 마을의 휴게소에서 체리주를 한 잔 마셨다.
한 잔에 1유로였는데, 진짜 맛있었다...!
혹시 이 체리주를 병째로 파는 곳을 만나신다면 꼭 구매하시길.
그때 안 사온 게 지금까지도 아쉽다. 진심이다.
그리고 톨레도에서, 이번 여행 처음으로 작지만 인상적인 ‘헤프닝’이 있었다.
우리는 '소코트렌(Socotren)'이라는 시티투어 옵션을 신청했는데,
하필 우리가 타야 할 시간에 소코트렌이 고장이 난 것!
모두 입을 쭉 내민 채 어쩔 줄 몰라 하는데,
가이드님께서 대신 2층 버스를 타보는 건 어떻겠냐며 제안해주셨다.
결국 옵션 신청자 전원이 2층 버스에 탑승했고,
막상 버스를 타고 나니 트렌 못지않은 — 어쩌면 그보다 나은 —
시원하고 탁 트인 전망 덕분에 금세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정말이지, 이 옵션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톨레도의 진짜 매력을
절대 다 볼 수 없었을 거다.
아마 다녀온 분들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공감하실 듯!
이후에는 엘 그레코의 대표작이 있는 ‘산토 토메 교회’와
톨레도 대성당을 관람했는데,
톨레도 대성당은 세비야 대성당과 비슷한 구조여서인지
개인적으로는 큰 감흥은 없었다.
그래도 도시 전체가 예전 수도 임을 증명하듯 마치 하나의 거대한 유산처럼 느껴지는 곳이었다.
[7일차] 세고비아 - 디즈니성 모티브 알카사르성, 로마 수도교 / 마드리드-프라도 미술관
후기를 작성하는 지금도 벌써 7일차를 쓰고 있다는게 아쉬운데
스페인에서 7일차에 눈떴을 때는 정말이지 하루밤만 남았다는 사실에
눈 뜬 순간부터 한시간 한시간이 더 소중했다.
이날은 2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거대한 로마 수도교를 보았는데
도시 입구부터 우뚝 솟아있는 석조 아치의 위엄은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았고,
“진짜 이걸 2천 년 전에 돌만 쌓아서 만들었다고?”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수도교 앞에 서 있는 순간,
마치 시간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로마 제국의 기술력과 세고비아의 고요한 풍경이 겹쳐져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있는 역사책 같았다.
특히나 아무런 시멘트나 철근 없이,
돌만 정교하게 끼워 쌓아 만든 구조라는 사실은
보고 또 봐도 믿기 어려웠다.
지금도 사진을 보며 그때의 감정을 떠올리는데
사진보다, 사진에 담기지 않는 벅참을 꼭 느껴보시면 좋을 것 같다.
디즈니성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알카사르성은 뭐..
솔직히 말하면 독일 퓌센 노이슈반슈타인성에 못미친다.
그리고 오늘 메인 스케줄이었던 마드리드-프라도 미술관 투어
평소 그림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도 김문정 가이드님이 굉장히 상세하고 재미있게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해줘서 흥미롭게 미술관 투어를 마칠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내 뇌리에 박힌 두점의 그림은 고야Goya의 옷을 입은 마야, 옷을 벗은 마야 두점이다.
같은 인물을 같은 포즈로 그렸지만
옷의 유무만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와 감정을 전하는 두 작품.
그림 너머의 이야기까지 함께 들으니
단순한 미술 감상을 넘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되었다.
[8일차] 바르셀로나 성가족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구엘 공원, +(까사밀라, 까사바티오, 명품거리)
정말 어느덧 마지막날,
스페인 여행의 메인인 가우디 투어가 마지막 날이라 비행기 시간 못맞출까봐
가이드님과 기사님이 마음 졸이며 걱정아닌 걱정하는 모습이 기억에 더 남아있다.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나 구엘 공원, 까사밀라나 까사바티오는
이미 가기 전부터 익히 들었고 영상으로도 책으로도 많이 접했던 곳이라
정교한 설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놀랐을 뿐, 외관이나 풍경은 익숙하게 느껴졌었다.
조금 의미를 부여하자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성당 근처에 대형 크레인이 함께 있는 모습은 올해가 마지막일 것이라는 멘트에
피식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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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투어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지 어느덧 3주.
여전히 마음속에는
뜨거웠던 누에보 다리 옆 카페의 햇살,
달콤했던 체리주의 맛,
까보다로까의 강렬한 바람,
그리고 플라멩코의 열정적인 리듬이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스페인에서 하루하루 마주했던 모든 순간은
아마 시간이 꽤 흘러도 쉽게 흐려지지 않을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길게, 진심을 담아 여행 후기를 남긴 이유는
그저 ‘좋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기대 이상의 경험과
그때는 미처 몰랐던 소중한 순간들이
돌아와 보니 마음 깊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매일 맛있는 밥만 먹고
최고의 호텔에서 지낸 건 아니지만
그조차도 지금이 아니면 경험하지 못할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니
모든 것이 더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이 글이 누군가의 첫 여행을 용기 내게 하고,
또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과의 시간을 꿈꾸게 했으면 합니다.
💛 PS. 김문정 가이드님께
무거운 짐도 가볍게 만드는 센스와 배려,
장거리 이동 중에도 지루하지 않게 해주신 흥미진진한 설명들,
그리고 무심한듯 따뜻한 마음까지.
엄마와 단둘이 떠난 여행이었기에 걱정도 많았지만,
가이드님 덕분에 늘 안심하며 하루하루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가이드님의 따뜻한 안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정말 고맙습니다 💛